보도자료

[내일신문] 학대받는 아이들 '어떻게 줄이나'

2011-08-26

"신고전화 한통, 아이목숨 살릴 수도"
지속적인 교육·캠페인 필요 … 가해자 행위개선 위한 법 마련해야

어린이는 건전하게 태어나 따뜻한 가정에서 사랑 속에 자라야 한다. 어린이는 고른 영양을 섭취하고, 질병의 예방과 치료를 받으며, 맑고 깨끗한 환경에서 살아야 한다. 어린이는 좋은 교육시설에서 개인의 능력과 소질에 따라 교육을 받아야 한다.(어린이헌장 중)

대한민국 어린이헌장은 모든 어린이가 인간으로서의 존중받으며 자라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에만 7000명이 넘는 아이들이 존엄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학대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아동학대를 줄이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을 '신고'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아동학대 사례는 신고접수를 통해 대부분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1577-1391 등 아동학대 신고 전화를 통해 접수된 경우가 96%에 달했고 2.8%가 보호기관 내방 신고, 1.2%가 인터넷 신고다.

김병익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사업지원팀장은 "학대피해 아동을 발견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신고"라며 "신고전화 한 통화로 아이의 목숨을 살릴 수도 있는 만큼 신고 전화가 아이에게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이웃에서 아이가 철에 맞지 않거나 지저분한 옷을 입고 있다든가, 아동의 울음소리가 계속 나는 경우 등을 보면 부모가 아이를 방치하지 않았느지 의심을 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동학대 예방 위한 인식 개선돼야 = 아이가 끼니 때 제대로 식사를 못한다거나 아픈데도 병원에 못 가고 있다거나, 가정 형편으로 교육을 못 받는 것도 모두 아동학대의 범주에 속한다. 하지만 이런 부분에 대해 일반인들의 인식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인식 개선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교육과 캠페인 활동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미국 같은 경우는 1983년부터 4월을 아동학대예방의 달로 선포해 아동학대 인식 개선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이와 관련된 법적 근거가 마련돼 있지 않다. 김 팀장은 "공익광고로 대국민 홍보가 필요한데 예산 문제 등으로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아동복지에 대한 인식이 낮다 보니 아동학대 예산도 중앙정부가 아닌 지방자치단체에 이양돼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 때문에 지자체의 재정형편에 따라 기관 수가 거주인구에 비해 모자라는 경우가 있고 기관에 반드시 있어야 할 심리치료사가 없는 곳도 있는 상황이다.

◆가해자 행위 개선 위한 처분 강화해야 = 아동학대가 근절되고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가해자를 개선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아동학대 가해자 중 80% 이상이 부모인 만큼 격리됐던 아이들이 다시 집으로 돌아간 뒤 재학대를 받지 않도록 가해자를 위한 정신적 치료·상담 등이 필요하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정부에서 아동학대 예방사업을 벌이거나 조사·처분을 하고 있으며 아이를 집에서 분리하고, 시설·위탁가정에 배치하는 것은 법원 판결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는 가해자에 대한 형사 처벌 외에 보호처분 명령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는 실정이다. 김 팀장은 "모든 가해자들이 형사처벌까지 가는 것이 아닌 만큼 가해자에 대한 보호처분이나 강제수강명령은 꼭 필요한 제도"라며 "이런 처분이 있으면 아이들을 실질적으로 보호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