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고의·계획 범죄 정상참작 가능성 낮아”
헌재, 전원일치 결정… ‘도가니’ 양형 영향줄 듯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조항의 법정형량이 단순 살인죄 형량보다 높더라도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영화 ‘도가니’ 논란 이후 장애인·아동 성범죄에 대한 양형기준을 재검토하고 있는 사법부와 공소시효 폐지 등 법 개정을 추진하는 입법부의 결정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헌재는 25일 지난해 14세 여성 청소년 3명을 고용해 속칭 ‘키스방’을 운영하면서 한 차례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가 인정돼 1심에서 징역 3년6월의 형을 선고받은 김모(39)씨가 “범죄행위에 비해 형벌이 지나치게 가중돼 과잉금지 원칙에 어긋난다”고 제기한 위헌제청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을 결정했다. 해당 법률 12조1항2호가 아동·청소년의 성을 사는 행위를 알선하는 일을 업으로 하는 자에 대해 7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지만, 5년 이상 유기징역인 단순 살인죄에 비해 불합리하지 않다는 것.
재판부는 “아동·청소년 성매매 영업알선죄와 단순 살인죄는 그 보호법익과 죄질이 다른 별개의 범죄라서 법정형의 하한만을 비교해 단순 살인죄를 범한 자에 비해 불합리하게 차별받는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특히 살인죄는 비록 사망의 결과를 가져왔다고 해도 그 책임이 언제나 극도로 무겁다고 판단할 수 없는 경우도 있지만, 성매매 영업알선 행위는 고의적이고 계획적 범죄라는 점에서 정상참작의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해당 조항이 법관의 양형재량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에 대해 재판부는 “범죄의 형이 과중하다는 사유는 법관독립의 원칙과 무관해 따로 판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김씨의 신청을 받아들여 헌재에 위헌제청한 대전고법 청주형사1부는 “살인죄의 경우 사형·무기징역 외에 5년 이상으로 규정하여 집행유예 선고가 가능한 데 비해 해당 법률 조항은 집행유예 선고가 불가능한 7년 이상”이라며 “법정형이 과도해 실질적 평등원칙에 어긋나고 형법체계상 균형을 잃은 입법행위”라고 지적했다.
- 세계일보 - 2011.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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