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실태와 예방대책 -중-
◇아동학대 사례 및 문제점
지난해 10월 어린 아들을 집에 혼자 남겨둔 채 짐을 챙겨 달아난 비정한 아버지 A씨가 경찰에 붙잡힌 사건이 있었다.
A씨는 실직한 뒤 아내마저 처가로 가버리자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고 3살짜리 아들을 혼자 두고 집을 나간 것으로 드러났다.
이 아이는 울음소리를 듣고 찾아온 동네 주민에 의해 발견됐으며, A씨는 경찰에서 “형편이 나아지면 아들을 데리러 오려 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같은 달 인천의 한 초등학교 2학년 담임 여교사가 반 학생 B(7)양을 숙제를 해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회초리로 수십 차례 때려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히는 등 물의를 빚은 바 있다.
B양은 등교도 하지 못한 채 병원을 오가며 상처 치료와 함께 정신과 치료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여교사는 이에 앞서 남학생에게도 체벌을 한 것으로 알려져 과잉체벌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지난 2006년에는 다방종업원인 미혼모 C씨가 26개월된 아들을 젖병과 주스만을 놔 둔 채 집안해 방치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C씨는 지난 2003년 아들을 출산한 뒤 생후 4개월 때부터 방안에 젖병 3개와 주스 1통만을 놔두고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매일 아이를 방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 결과 C씨는 정신질환으로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자신의 친딸과 친여동생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인면수심의 부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D씨는 지난 2004년 6월부터 최근까지 자신의 집에서 친딸(9)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했으며 중학생인 D씨의 아들 또한 지난 2007년부터 여동생을 성폭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우리 주위에는 알게 모르게 아동학대가 일어나고 있으나 이웃주민의 무관심과 신고의무자인 교사나 의료인 등이 신고하는 경우가 거의 없어 아동학대 신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일선 전문기관에서 학교에 아동학대 조사를 나가면 학교 측에서 조사를 거부하는 경우도 많아 아동학대 피해 사례를 조사하기도 어렵다는 게 실무자들의 설명이다.
현재 인천시 인구 270만명 가운데 18세 미만은 10%로 27만명에 이르고 있지만 아동학대 신고접수 및 현장조사, 피해학대 아동 보호조치를 하는 곳은 인천지역 2곳의 아동보호전문기관 14명이 전부인 상황이다.
이와 함께 외국의 경우 아동학대서비스 상담원이 법적 조사권을 갖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상담원의 조사권이 법적으로 명시돼 있지 않아 현장 조사시 학대행위자의 저항에 부딪히는 사례가 많고 신변안전위험 상황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아동복지법 조사자의 범위에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을 포함시켜 조사를 거부·기피하는 학대행위자에 대한 상담원의 조사권한을 강화해 학대여부를 정확히 조사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인천아동보호전문기관 한명애 팀장은 “체벌이나 방임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국민의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며 “학대의 위험에 노출돼 있는 아동을 보호하고 모든 아동이 학대를 받지 않도록 예방사업과 홍보가 확대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부일보] 김원용기자/wykim@joongboo.com
게재일 : 2009.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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